손님이 오면 꼭 가는 곳, '딱한잔'
불경기의 그늘 속, 작은 위로 한 잔
요즘 들어 경제가 얼어붙은 듯하다. 지갑을 여는 것이 조심스러워지고, "술 한잔할까?"라는 말조차 쉽게 나오지 않는다. 자연스레 가성비 좋은 곳을 찾게 되고, 그런 와중에도 편하게 갈 수 있는 단골집이 하나 있다. 바로 진주 이현동의 작은 술집, **'딱한잔'**이다.
소박한 공간에서 느끼는 따뜻함
이곳은 테이블이 다섯 개밖에 없는 작은 술집이다.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아늑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익숙한 공간이 반겨준다. 한 번씩 내 나이 40대가 즐겨 듣는 노래도 흘러나온다. 벽에는 단골손님들이 남긴 흔적들이 보이고, 사장님의 반가운 인사가 따뜻하게 들려온다. 가끔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하는 아쉬운 순간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내 손님이 진주에 방문하면 언제나 이곳에 전화를 걸어 자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되었다.
가성비 좋은 안주, 그리고 최애 메뉴
**'딱한잔'**의 가장 큰 매력은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점이다. 기본 안주부터 푸짐하게 나오고, 메인 안주는 한 상 가득 푸짐하게 차려진다. 무엇보다도 '수가리'(수육 + 가오리 무침)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다. 부드러운 수육과 새콤달콤한 가오리무침이 만나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한 점 입에 넣으면, 어느새 한 잔이 절로 따라진다.
그런데 요즘 들어 또 하나의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바로 **'우동'**이다. 뜨끈한 국물 한 모금이 속을 편안하게 감싸고, 쫄깃한 면발이 씹을수록 깊은 맛을 더한다. 이 우동은 천천히 나의 최애 메뉴 자리를 넘보고 있다.
겨울에 찾아오는 작은 즐거움
이곳의 안주는 계절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겨울이 오면 과메기와 굴이 단골손님이 된다.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별미이기에 이곳을 찾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메뉴다. 사실 나는 굴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여기에서는 겨울이면 한 번쯤 꼭 맛보게 된다. 아마도 겨울만이 주는 특별한 맛 때문일까. 덕분에 늘 ‘오늘은 어떤 맛을 만나게 될까?’ 하는 기대를 안고 이곳을 찾게 된다.
소소한 행복을 찾고 싶다면
이곳을 찾다 보니, 어느새 사장님과도 친해졌다. 이제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이모'라고 부르게 되었다. 따뜻한 미소와 함께 "오늘은 뭘 먹을래?"라고 물어보는 한마디가 정겹다. 한 번, 두 번, 그리고 계속 찾다 보니 어느새 익숙한 곳이 되었다.
진주에서 편하게 술 한잔하고 싶다면, **'딱한잔'**을 추천한다. 물론, 테이블이 적어 미리 전화로 자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오늘도 나는 '딱한잔'에서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시끄럽게 웃고 떠들며 하루의 무게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채우고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