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의 변무(辯無) – ‘없음’을 변론하다
- 삶을 즐기려면 철학적 사유가 필요합니다.
-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사고는 삶을 놀이터로 만들어 줍니다. - 나의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이분법’ 속에서 사고합니다. 있는 것(有)과 없는 것(無), 옳고 그름, 참과 거짓 같은 개념들은 마치 당연한 진리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장자는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를 깨고, **‘무(無)’란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논증하는 과정을 **‘변무(辯無)’**라 불렀습니다.
장자의 변무는 단순히 **‘없는 것에 대한 변론’**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없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개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철학적 시도였습니다.
1. 장자는 왜 ‘무’를 변론했을까?
장자가 활동했던 시대는 춘추전국시대 말기로, 수많은 사상이 쏟아지던 혼란한 시기였습니다. 공자(儒家)는 도덕과 예법을 강조했고, 묵자(墨家)는 실용과 평등, 법가(法家)는 강한 국가 체제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장자는 모든 사상의 기준이 고정된 것이 아니며, 우리를 얽매는 틀일 뿐이다라고 보았습니다. 특히, 우리는 ‘있음(有)’과 ‘없음(無)’을 나누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경계가 과연 확실한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예를 들어,
✔️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존재합니다.
✔️ 소리는 형태가 없지만 들을 수 있습니다.
✔️ 어떤 것이 ‘없다’고 말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그것을 하나의 개념으로 만들어버립니다.
즉, ‘무’를 설명하려는 순간, 그것은 이미 ‘유(有)’가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장자는 언어가 우리의 사고를 제한한다고 보았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개념들이 실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것들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변무는 ‘무’를 설명하는 시도이면서, 동시에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2. 변무(辯無)의 핵심 – ‘없음’이란 무엇인가?
변무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바로 **‘무(無)’**입니다. 우리는 흔히 ‘무’를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자는 무를 단순한 ‘없음’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① 유와 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장자는 유와 무를 나누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보았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있다’와 ‘없다’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 바람이 없다면, 소리는 어떻게 들릴까?
✔️ 빈 공간이 없다면, 물건은 어디에 놓일 수 있을까?
✔️ 어둠이 없다면, 빛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을까?
우리는 보통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없는 것’이 있기에 ‘있는 것’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변무의 핵심입니다.
② 언어로 ‘무’를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장자는 언어가 현실을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무’를 설명하려는 순간, 그것은 이미 개념화되었기 때문에 더 이상 진정한 ‘무’가 아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침묵’**을 설명하기 위해 말을 하는 순간, 침묵은 사라집니다.
이처럼, 우리는 ‘무’를 이해하려고 하면 할수록, ‘무’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장자는 변무를 통해 ‘무’를 설명하는 시도를 하면서도, 동시에 그 시도가 모순이라는 사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3. 변무가 현대 사회에 주는 의미
장자의 변무 사상은 현대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 1) 우리는 너무 많은 것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가?
- 우리는 늘 ‘무엇을 더 가져야 할까?’, **‘더 많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 하지만 때로는 ‘없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 2) 언어와 개념이 우리를 속일 수도 있다
- 우리가 믿고 있는 ‘진리’나 ‘상식’은 과연 절대적인 것일까요?
- 장자는 우리가 사용하는 개념과 언어가 오히려 사고를 제한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 3)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다
- 변무는 결국 자유로운 사고를 위한 과정입니다.
- ‘있다’와 ‘없다’를 나누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변무가 주는 가장 큰 가르침입니다.
4. 결론 – 변무는 ‘없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장자의 변무는 단순히 ‘무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유와 무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하며, 우리는 고정된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입니다.
✔️ 무(無)는 단순한 없음이 아니라, 고정되지 않은 자유로운 상태이다.
✔️ 이분법적 사고를 버리고, 유와 무가 함께 작용하는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 언어와 개념이 우리를 속일 수도 있음을 깨닫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국, 변무란 ‘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개념에서 벗어나 사고를 유연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무언가에 너무 집착하거나, ‘꼭 그래야 한다’는 생각에 갇혀 있지는 않나요?
가끔은 장자의 변무처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벗어나 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 삶을 즐기려면 철학적 사유가 필요합니다.
-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사고는 삶을 놀이터로 만들어 줍니다. - 나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