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순간의 이야기들
정리는 왜 늘 마음처럼 되지 않을까
文山_Moon
2025. 7. 22. 13:38
10년 넘게 사용해 온 나의 블로그는 연도별로 정리되어 있었다.
바쁘던 해에는 아예 들어가 보지도 않았고,
몸과 마음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
그제야 미뤄뒀던 글을 한꺼번에 몰아서 작성하곤 했다.
올해엔 예상치 못한 큰 시간의 공백이 생겼고,
‘블로그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광고에 혹해
대대적인 블로그 정리에 돌입했었다.
그러다 보니,
불필요한 글들을 지워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글을 쓰는 데 들인 시간이 아까워
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살면서 이런 장면, 얼마나 자주 마주치는가?
정리는 결국 ‘버림’에서 시작된다.
집안 물건만 해도 그렇다.
치워야 할걸 알면서도
“비쌌으니까” “언젠가 쓰게 될지도 몰라”
이런 생각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점점 쌓여간다.
지금을 살기 위해선
과거의 정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주역에서도 말한다.
“과거를 바꿔라.”
물론 과거의 사실 자체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머릿속에 남아 있는 ‘과거의 기억’은 바꿀 수 있다.
우리의 기억은
항상 개인적인 시점과 시야로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왜곡되고 미화되고 또 붙들리기도 한다.
물건들도 마찬가지다.
그건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나의 과거 일부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리는,
단순히 물건을 치우는 일이 아니라
과거의 나와 작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제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내기 위해
무겁게 붙들고 있던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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