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조각들

물의 선율 위를 걷는 보홀에서의 하루

편인文山 2025. 4. 2.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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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아홉 시, 아직 햇살은 날카롭지 않았고, 우리는 천천히 헤난 타왈라 리조트로 향했다.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작은 긴장과 설렘 속에서, 체크인을 위한 서류를 작성하고, 리조트에 짐을 맡긴다.
정식 입실은 아직 멀었지만, 그마저도 기다림이 아니라 여유처럼 느껴지는 날이었다.


헤난 타왈라 리조트 정보

헤난 타왈라 리조트는 필리핀 보홀 팡라오 섬의 타왈라 지역에 위치한 5성급 리조트로, 2020년에 오픈하여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시설을 제공한다.
리조트는 총 21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럭스 룸, 디럭스 풀 액세스 룸, 프리미어 룸, 프리미어 풀 액세스 룸 등 다양한 유형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
부대시설로는 리조트를 둘러싸는 여러 개의 수영장, 시그니처 풀 액세스 객실, 레스토랑, 풀사이드 바 등이 있으며, 일부 해변 구역도 포함되어 있어 해변에서의 여유를 즐기기에 최적이다.
보홀에서 가장 큰 컨벤션 센터 옆에 위치해 있어 비즈니스 행사나 대규모 모임에도 적합하다.


 

조금의 여유를 즐긴 뒤, 로복강을 따라 흐르는 크루즈로 향했다.
그곳은 마치 강 위에 떠 있는 식탁 같았다.
천천히 흐르는 물결 위에서, 뷔페식으로 준비된 음식들을 접시에 담고, 맥주 한 잔을 들이켜며 강의 풍경을 마신다.
배 위에서의 점심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물의 리듬과 햇살의 결이 함께 차오르는 감각이었다.
관광이자 휴식이었고, 음주이자 작은 해방이었다.

 


로복강 크루즈 정보

로복강 크루즈는 보홀의 중심을 흐르는 로복강 위에서 즐기는 선상 뷔페 관광으로, 보홀을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다.
유유히 흐르는 강 위를 따라 약 1시간 동안 운항하며, 배 위에서 제공되는 필리핀 현지식 뷔페와 라이브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크루즈 중간에는 원주민 공연이나 문화 체험을 제공하는 정차 구간이 있어, 단순한 식사를 넘어선 문화적 경험을 선사한다.

 


크루즈에서 내려 돌아온 우리는, 체크인까지의 시간을 수영장 옆에서 보냈다.
햇살은 따사롭게 어깨 위에 내려앉았고, 물소리는 마음을 잔잔히 달래주었다.
이윽고 방이 배정되었고, 그 문이 열리는 순간, 오늘 하루의 진짜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정성스럽게 고른 것이 바로 이 방이었다.
동행한 신혼부부에게 특별한 분위기를 선물하고 싶었고,
그 마음을 담아 우리는 풀 액세스 룸을 예약했다.

 


발코니의 문을 열자마자 수영장이 발아래로 펼쳐졌고,
그 수면은 마치 방의 일부처럼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영장 한가운데엔 언제든 접근 가능한 풀바가 있었고,
우리는 그곳에서 시간과 무게를 잠시 내려놓은 채, 맥주를 마시고, 웃음을 나눴다.
그 순간, 나는 그저 물 위를 유영하는 사람처럼 느긋해졌다.

해가 천천히 저물어갈 무렵, 해변을 따라 걷는다.
파도가 잔잔히 발끝을 스치고, 하늘은 느긋하게 색을 바꿨다.
길을 걷다 무심코 들어간 레스토랑은 그저 한 끼를 해결하는 장소가 아니라,
하루의 마지막 감정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공간이었다.

음식은 부드럽게 혀를 감쌌고, 맥주는 어느새 노을의 색을 닮아갔다.
우리는 즐겁게 바다를 바라보며, 이 하루를 음미했다.
그러다 문득,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마음에 다시 리조트로 향했고,
풀바가 문을 닫기 전 마지막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며, 오늘의 기억에 작은 여운을 더했다.

이렇게 하루는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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