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바다로 카약 문어낚시를 다녀왔다.
친한 형님 덕분에 카약과 낚시 장비 일체를 빌려 바다로 향했다.
처음 타보는 카약, 처음 해보는 문어낚시.
모든 게 처음이라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과 두근거림이 낯설게 느껴졌다.
차에서 카약을 내리고 장비를 세팅한 뒤, 드디어 물에 들어갔다.
하지만 파도에 밀려 카약째로 뒤집어졌다.
비싼 낚싯대는 부러졌고, 추도 잔뜩 잃어버렸다.
정신을 가다듬고 두 번째 시도에선 겨우 바다로 나아갈 수 있었다.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 ‘멀미약을 먹을 걸…’ 하고 후회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풍경과 낚싯대에 전해지는 손맛 덕분에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파도는 서서히 잠잠해졌지만,
내 속은 멀미로 여전히 요동쳤다.
그럼에도 약 3시간 동안 낚싯대를 부지런히 움직인 끝에
크진 않았지만 문어 3~4 마리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잡은 문어들은 그날 저녁 푹 삶아,
미리 준비해 간 직접 만든 청주와 함께 배속으로 흘려보냈다.
파도 소리가 배경음악처럼 깔리고,
술기운이 급격히 올라오자 미리 쳐둔 텐트 속으로 기어들어가 하루를 마무리했다.
다음 날 새벽, 다시 카약을 타고 바다로 나아갔다.
하지만 1시간도 버티지 못한 채 육지로 돌아왔다.
어제 마신 술 때문인지, 배멀미가 너무 심했다.
아쉬운 마음에 앞바다에서 스노클링이라도 해보았지만,
물에 들어가자마자 목과 팔이 따끔거렸다.
해파리에게 쏘인 것이었다.
그날은 유난히 일이 꼬이는 하루였다.
결국 바다에서 빠르게 철수해 카약을 반납하고
집에 돌아가기 위해 차를 빼던 중, 다른 차를 긁고 말았다.
즐거움 뒤에는 항상 조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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