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순간의 이야기들 65

정리는 왜 늘 마음처럼 되지 않을까

10년 넘게 사용해 온 나의 블로그는 연도별로 정리되어 있었다.바쁘던 해에는 아예 들어가 보지도 않았고,몸과 마음에 약간의 여유가 생기면그제야 미뤄뒀던 글을 한꺼번에 몰아서 작성하곤 했다.올해엔 예상치 못한 큰 시간의 공백이 생겼고,‘블로그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광고에 혹해대대적인 블로그 정리에 돌입했었다.그러다 보니,불필요한 글들을 지워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그 글을 쓰는 데 들인 시간이 아까워쉽게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살면서 이런 장면, 얼마나 자주 마주치는가?정리는 결국 ‘버림’에서 시작된다.집안 물건만 해도 그렇다.치워야 할걸 알면서도“비쌌으니까” “언젠가 쓰게 될지도 몰라”이런 생각들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점점 쌓여간다.지금을 살기 위해선과거의 정리가 반드시 필요하다.주역에서도..

남해 모상개 해수욕장

사천과 삼천포에서 남해로 들어서면가장 먼저 마주치는 바닷가, 바로 모상개 해수욕장이다. 하지만 이곳은 쉽게 닿을 수 있는 해변은 아니다.해수욕장 200~300m를 남겨두고는 왕복 1차선 도로를 따라가야 하니,운전 초보에게는 긴장되는 구간이다. 겨우 도착해도해수욕장 우측 끝에 5~6대 정도만 겨우 댈 수 있는 작은 공터가 전부다.주차도 편하지 않다. 그런데 이상하게도,이곳에만 오면 자꾸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해수욕장 옆으로 펼쳐진 골프장 때문일까,아름다운 경치로 소문난 골프장 위치 때문일까,그 풍경 덕분인지 이 해변은 풍광 하나만큼은 최고다. 바닷물도 맑다.단, 샤워 시설이 없으니, 큰 생수병에 물을 담아 미리 준비해 간다면맑은 바다에서 한껏 수영을 즐기기에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여름 한철에도 사람이 ..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규범에 속한 나, 그 틀을 깨려는 여행자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규범에 속한 나, 그 틀을 깨려는 여행자 '여행'이라는 단어를 '삶'이라는 단어로 바꾸어 생각하면, 사주는 나의 삶 속에서 어떤 길이 익숙하고, 어떤 길에서 더 빛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1. 여행, 틀 속에서 찾는 작은 균열이 사주의 삶은 늘 정해진 규칙과 타인의 기준 속에서 굴러간다.사주의 주인공은 작고 여리지만,무언가를 밝히고 싶은 내면의 의지를 지닌 존재.그러나 강한 재성과 관성의 흐름은내가 만든 규칙이 아닌 남이 만든 구조에 나를 맞추게 만든다.여행은 그런 일상 속에서,처음으로 “내가 만든 하루”를 살아볼 수 있는 가능성을 꿈꾸게 된다.자신 안에 숨겨진 식신은 말한다.“이 하루는 누구의 것이 아닌, 내 것이다.”2. ‘끌려가는 흐름을 벗어나는 시도’사회에서는 늘..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비견 + 식신, 식신 + 비견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비견 + 식신, 식신 + 비견 '여행'이라는 단어를 '삶'이라는 단어로 바꾸어 생각하면, 사주는 나의 삶 속에서 어떤 길이 익숙하고, 어떤 길에서 더 빛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비견 + 식신 : 나와 내 사람을 위한 여행자– 함께하는 즐거움, 나를 드러내는 표현 – 1. 비견과 식신, 그 사이의 이야기이 구조는 비견이 주가 되고 식신이 그것을 보조하는 사주다.여기서 식신은 욕망과 감각의 표현이지만,그 방향은 비견, 즉 ‘나’와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향한다.이 구조에서 비견은 식신에게 ‘편인’으로 작용한다.편인은 한쪽으로 몰두하는 에너지다.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내 사람들, 내 방식에 집중하게 만든다.그리고 그 집중은 내 사람들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으..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배우고 받아들이는 여행자

생각하고 소화하는, 배움의 흐름을 따라가는 여행자 1. 여행, 생각이 머무는 공간이 사주는 타고난 사고력과 해석의 힘,그리고 그것을 내면에 정리하고 쌓아두는 능력이 탁월하다.이런 이에게 여행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배움과 내면 정리의 시간이다. ‘어디로 가느냐’보다 ‘그 안에서 무엇을 느끼고 배우느냐’가 중요하다. 여행 전에도 공부를 많이 하고, 여행 중에도 계속 생각을 머릿속에 쌓아간다.2. 이 사주의 여행은 ‘배움과 해석의 여정’이다정리가 되어야 마음이 편한 이 사주는 즉흥적인 여행은 어렵다.사전에 충분히 계획하고 준비한 뒤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의미를 찾아내는 데에 강하다. 여행지의 풍경, 사람, 역사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와 논리를 만들어가는 여행자다. 그에게 여행은 하나의 ‘질문’이다. “이번 ..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목적은 분명하되, 방향은 희미한 여행자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목적은 분명하되, 방향은 희미한 여행자 1. 방향이 없는 '목표지향적' 여행자이 사주는 결과와 목표에 끌려간다.겉으로 드러나는 태도는 철저히 ‘목표 중심’.일이든 여행이든 시작 전에는 늘 “이걸 왜 하는가?”, “이걸 하면 뭐가 남을까?”라는 질문이 따라붙는다.문제는 방향의 부재다.예를 들어, 햇빛이 없는 나무는 어디로 가지를 뻗어야 할지 몰라 방황하게 된다.이 사주 또한 목적은 분명하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떤 동력으로 움직여야 할지는 불확실하다.결과 또는 목표만 남고, 길은 흐릿하다."이 결과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드러나지 않는다."2. 여행 성향이 여행자는 ‘성과 중심’ 여행자가 된다.어디를 가서 무엇을 해낼 것인가가 언제나 우선이다.단순한 쉼보다는 ‘성과’, ‘획득..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나를 중심에 둔, 목적 없는 여행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나를 중심에 둔, 목적 없는 여행 1. 목적이나 목표보다는 나와 내 주변 환경이 우선이 사주는 ‘나’와 ‘내 주변의 안정감’을 추구하는 토(土)의 기운이 강하다.그 위에 얹힌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금(金)의 기운.고집스럽고 확고한 자기 중심성 '土'는 표현과 창조의 에너지인 '金' 덕분에더 부드럽고 사회적으로 조화롭게 드러날 수 있다.결국, 이 사주는 사회적인 자리에서도“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기 방식으로 관철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2. 여행 성향이 사주의 여행은 철저히 자신을 위한 자기 주도형이다.어디로 가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머무르느냐,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감정과 감각으로 시간을 보내느냐이다.계획 없이 떠나도 괜찮다.오히려 목적 없는 길..

끝까지 가지 못했지만, 충분히 멀리 왔다 (5편)

5편. 겁먹은 자의 도망과 수행승 오해 - “끝까지 가지 못했지만, 충분히 멀리 왔다” 함께 짠덜딸 호수에 다녀온 네덜란드 친구가함께 여행하자는 제안을 해주었다.목적지는 인도 정부 허가를 받아야만 지날 수 있는 장소로,버스가 있으면 타고, 없으면 걸어서, 몇 백 킬로미터의 히말라야를 따라가자고 한다.나는 망설였다.아니,정확히 말하면, 겁을 먹었다. “반군, 허가증, 그리고 머릿속의 망상”그 목적지는 반군이 출몰하는 곳이었다.그래서 인도 정부의 허가증까지 받아야 했다.친구는 준비가 다 되었다고 했고, 나도 서류까지 준비완료했다.그런데…‘정말 이 친구를 끝까지 믿을 수 있을까?’‘만약 반군이 나타난다면, 난 도망칠 수 있을까?’그 질문 앞에서,나는 겁먹었다.결국, 혼자 길을 돌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머리..

나조차, 나를 모른다 (4편)

4편. 절벽 아래로 떨어진 버스 그리고 나 - “나조차, 나를 모른다” 어디든 좋았다.사람들이 가지 않는 길이면 더 좋았다.그렇게 나는 아무 목적지도 없이, 히말라야를 향한 첫 버스를 타려 했다.하지만 늦잠을 잤다.그날, 그 늦잠이 나를 살렸다.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진 버스”Losar라는 마을로 향하는 새벽 첫 버스를 놓치고,나는 다음 버스를 탔다.버스는 끝없는 꼬불꼬불 비포장 오르막을 달렸다.길은 좁았고, 옆에는 천 길 낭떠러지가 버스를 한없이 따라왔다.한참을 달리다 갑자기 멈춰 선 차량들.30분 동안 멈춰있기에 운전사에게 물었다. “앞서 출발했던 버스가 절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그게,내가 놓친 첫 번째 버스였다. “두려움보다 더 큰 감정은 아무것도 없었다는 깨달음”그 순간, 묘한 정적이 흘렀다.무..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자기답게 걷는 길, 그 끝에서 만나는 나

* 자기 스타일로, 그러나 쉽지 않다이 사주는 겉으로 보기엔 자기 스타일이 분명해 보인다.일지와 월지에 깔린 비견,자기중심의 에너지로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그러나 월간의 을목 편관,그리고 사주 전반을 둘러싼 **재관인(財官印)**의 기운은 말한다."세상의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라고.비견은 나답게 살고 싶다.그러나 편관은 사회의 기준을 강하게 들이밀고,재성이 주변을 감싸며 "너, 이렇게 살아야 하지 않겠어?" 하고 속삭인다.그래서 이 사주는 늘 긴장 상태다.'내가 하고 싶은 여행'과 '해야만 할 여행' 사이의 균형을 고민한다. * 극이 많은 사주로 긴장이 기본값이 사주는 대부분 극(剋)으로 이루어져 있다.극은 조절이며 통제, 압박이며 성장이다.늘 자신을 밀어붙이고,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해결하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