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핑투어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해보자 하고 신청한 혼다베이 호핑투어. 전날 하루 종일 내린 스콜과 먹구름 탓에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아침에 창밖을 보니 쨍쨍한 햇빛이 반겨준다. 날씨 운이 따라주는 것 같다.
예상보다 빠른 픽업
픽업 시간은 7시 15분으로 예약되어 있어 여유롭게 준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호텔 직원이 6시 30분에 찾아와 픽업 차량이 일찍 도착했다고 알려줬다. 정말 예측할 수 없다.
급히 짐을 챙겨 7시에 밴에 탑승했더니 우리가 첫 번째 픽업인지 아무도 없었다. 이후 네 개의 호텔을 돌며 다른 일행들을 태우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번 투어에서도 외국인은 우리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필리핀 국내 관광객이었다.
마지막으로 로빈슨몰 옆 호텔에서 승객을 태운 후 출발, 혼다베이 항구까지는 약 20분 밖에 안 걸리는 거리였다. 첫 번째 픽업이라고 밴 안에서 1시간 20분이 넘도록 앉아 있었다. 이런 시간을 줄이려면 로빈슨몰 근처의 호텔에 숙박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출발 전 준비
혼다베이 호핑투어는 출발 전 항구 근처의 스노클링 장비 대여점에 들리는 것이었다. 이곳은 가이드 커미션이 포함된 가격이라 다른 곳보다 다소 비쌌지만, 대부분 그냥 대여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아쿠아슈즈는 필수라고 한다. 최근 ‘락 피쉬(Rock Fish)’라는 독성 강한 물고기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몇 섬에는 ‘락 피쉬 주의’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결국 우리 일행도 모두 아쿠아슈즈를 대여했다.
첫 번째 섬: 스타피쉬 아일랜드 (Starfish Island)
이번 투어에서는 세 개의 섬을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스타피쉬 아일랜드. 쨍쨍한 햇살 아래, 바닷물은 영롱하게 빛났다.
스노클링 구역은 섬의 한쪽 끝으로 제한되어 있으며, 산호초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깊은 곳에서 물고기 밥으로 준비한 빵을 뿌리면 예상보다 큰 물고기들이 몰려들었다. 신기하게도 몇 미터만 이동해도 물고기 종류가 달라지는 것도 흥미로웠다.
최근에는 환경 보호 차원에서 일부 지역에서의 스노클링이 제한될 수 있으며, 섬 방문 인원이 조정되고 있다고 한다. 방문 전 최신 규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우린 이곳에서 11시까지 머무른 후, 두 번째 섬으로 이동했다.
두 번째 섬: 룰리 아일랜드 (LuLi Island)
이 섬의 특징은 밀물 때는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썰물 때 다시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름도 ‘Lulubog Lilitaw’(가라앉았다 떠오른다)에서 따왔다고 한다.
이곳 역시 스노클링 가능 구역이 정해져 있었고, 산호초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먹이를 주면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물이 빠져 드러난 모래사장은 아름다워 사진 찍기 좋은 장소였다.
최근 룰리 아일랜드는 일부 구역이 보수 공사 중이며, 접근이 제한된 지역이 생겼다고 한다. 또한 특정 시간대에만 방문이 가능하도록 운영 방침이 변경될 가능성이 있으니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 섬: 카우리 아일랜드 (Cowrie Island)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카우리 아일랜드. 예전에는 이곳에서 카우리 조개가 많이 잡혔다고 한다.
점심은 이곳에서 뷔페식으로 제공되었는데, 필리핀 요리를 서구식으로 변형한 느낌이었다. 많은 블로거들이 지하강 투어의 점심보다 만족스럽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난 그 반대였다. 깨끗하고 튀긴 음식이 많아 대체로 호핑투어 뷔페가 더 인기가 있는 듯했지만 난 순수 필리핀 식이 오히려 좋았다.
카우리 섬은 스노클링보다는 수영이나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점심을 먹은 후에도 오후 3시까지 머무는 일정이라 충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최근 이 섬은 관광객 증가로 인해 입장료와 환경 보호비가 새롭게 부과되고 있으며, 해양 스포츠 활동에 대한 규정이 일부 변경되었다. 방문 전 최신 요금과 제한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날씨가 만들어 준 특별한 하루
전체적으로 어느 섬에서든 날씨만 좋다면 사진이 작품처럼 나온다. 햇빛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바닷물 색이 확연히 달라지는 걸 하루 종일 실감했다.
아침에는 강한 햇빛이 비쳤지만, 정오를 전후로 비구름이 몰려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팔라완은 날씨 예측이 어렵다는 말을 실감했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하늘을 보고 당일 호핑투어를 신청하는 듯했다. 그래서 우리보다 1시간 정도 늦게 섬에 도착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 덕분에 한적하게 섬을 즐길 수 있었다.
혼다베이 호핑투어의 소감
혼다베이 호핑투어는 세부 막탄의 힐루뚱안이나 날루수안에서 맑은 날에 스노클링을 해본 사람이라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산호초가 적고, 물속 환경이 단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날씨가 좋다면 충분히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투어였다.
최신 정보에 따르면 혼다베이 투어는 2025년부터 환경 보호 규정이 더욱 강화되어 일부 섬의 방문이 제한될 수 있으며, 입장료 및 해양 보호비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투어를 계획할 때는 최신 정보를 확인하고 예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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