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지루함, 그리고 현재를 즐기는 힘
사람의 삶은 대부분 불안과 지루함으로 이루어져 있다.
풀리지 않는 문제나 앞날에 대한 걱정이 몰려올 때,
불안은 삶의 주를 차지한다.
반대로 모든 일이 쉽게 풀리거나 지나치게 안정되면, 그 자리는 지루함이 차지한다.
키에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지루함은 모든 악마의 어머니이다.”
불안은 자신을 좀먹는다.
불안하기에 몸도 마음도 돌볼 여유가 사라지고,
좁아진 시야로 맹목적인 삶을 살 가능성이 커진다.
지루함은 다르지 않다.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사람은 스스로를 채우기 위해
때로 도덕적이지 못한 것에 손을 뻗는다.
하이데거는 불안을 이렇게 표현했다.
“불안은 세계 안에 있는 존재 전체를 낯설게 만든다.
불안 속에서 우리는 자신이 던져진 세계를 직면한다.”
젊음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흔들리고,
나이듦은 지루함 속으로 침잠한다.
그러니 우리가 필요한 것은 불안과 지루함을 완전히 없애는 힘이 아니다.
그것들을 함께 안고 살아낼 힘이다.
그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현재를 즐기는 능력에서 나온다.
즐거움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
도덕적인 범위 안에서 즐거운 것을 발견하고
그것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행복이라 부를 만하다.
니체는 즐거움을 삶의 근원으로 보았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예술이 되어야 한다. 춤추듯 살아라.”
불안과 지루함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일부이자 조건이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오늘 하루, 불안과 지루함을 끌어안은 채로도 지금 이 순간 즐거운 무언가에 몰두하는 것.
그 몰두의 순간, 우리는 순간적으로 자유로워진다.
삶의 무게는 여전히 어깨 위에 있지만, 현재를 즐기는 힘이 그 무게를 견딜 만하게 만든다.
'글, 순간의 이야기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리는 왜 늘 마음처럼 되지 않을까 (1) | 2025.07.22 |
---|---|
남해 모상개 해수욕장 (0) | 2025.07.21 |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규범에 속한 나, 그 틀을 깨려는 여행자 (1) | 2025.06.16 |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비견 + 식신, 식신 + 비견 (4) | 2025.06.05 |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배우고 받아들이는 여행자 (4) | 2025.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