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을수록 내 몸도 깊이 움츠러든다. 가까운 언덕이라도 오를 정도로 숲을 좋아하지만, 추위 앞에서는 언제나 작아지곤 했다. 유독 길었던 이번 겨울, 문득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든 건 아마도 차갑게 움츠러든 내 몸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인생의 남은 날들 중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지만,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게 아니라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온다. 몇 차례나 앓았던 독감이 몸의 존재감을 뚜렷이 새겨놓은 탓이다. '마음이 일면 몸도 따른다'보다는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하다'라는 말이 내겐 훨씬 더 와닿는다.그렇게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던 어느 토요일, 모처럼 따스한 봄기운이 느껴졌다. 집을 박차고 나와 진주시 명석면에 있는 광제산으로 향했다. 사실 광제산은 입구의 '황토맛집'이라는 식당 덕분에 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