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도 마지막 날 - 잔치상 끝에 남겨진 허기'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있다.엘니도는 내게 그런 곳이었다.아름답기로 소문난 바다와 풍경, 수많은 여행자들이 들썩이는 열기 속에서 정작 내 여행자의 식탁은 텅 비어 있었다.마치 보기만 좋은 잔치상에 앉아 허기를 삼켜야 했던 기분. 유명 관광지답게 가격이 다소 높은 건 이해했다.하지만 타운 내 음식점 대부분은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이곳저곳 다니며 늘 시켜 먹던 익숙한 메뉴들을 선택한 내 탓도 있지만,엘니도에서 먹은 음식은 그 익숙함조차 무색할 정도로 맛이 없었다.심지어 익히지 않은 고기가 서빙된 적도 있었다.말로만 BBQ인 그릴 포크는, 안쪽은 덜 익고 바깥은 타버린, 성의 없는 조리의 상징 같았다. 이곳 음식들은 대체로 서구식 입맛을 따라가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