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순간의 이야기들 65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형식 없는 여정을 걷는 여행자

틀 밖에서 흐르는 사람: 겁재와 식상이 만든 여행자이 사람의 사주는 겁재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한다.‘같은 기운의 외부 확장’인 겁재는 사람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결이 달라도’, ‘코드가 달라도’어울리고, 연결되고, 적응해 버린다.하지만 그 중심엔 또 하나의 힘이 있다.바로 水의 식상.표현의 기운, 감각과 창조의 기운.이 식상은 단순히 감정적인 여행이 아니라자기만의 ‘느낌’을 따라가는, 즉흥성과 감각 중심의 여정을 만든다.이 두 힘이 맞물릴 때,이 여행자는 자유롭고, 다채롭고, 형식이 없는 세계를 걷게 된다. 목표 없는 여행, 그러나 흐름이 있다이 사람의 사주엔 木인 재성이 없다.즉, ‘목표’가 없다.계획이란 없고, 방향이란 흐름 속에 숨는다.그래서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명확하지 않다.“그냥 좋아서...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느낌이 이끄는 길 위의 여행자

느낌으로 살아내는 사람: 식신과 감각이 만든 여행자이 사람의 사주는 식신이 강하다.식신은 ‘나의 기운을 부드럽게 밖으로 흘려보내는 힘’이다.말보단 감각, 목적보단 표현.이 사람은 삶을 느낌으로 기억하고,세상을 몸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다.무언가를 ‘체험’하지 않으면, 아무리 멋진 것도 공허하게 느껴진다.관광이 아닌 체험, 소비가 아닌 창조.이 여행자는 ‘먹고 마시고 기록하고 창작하며’자신만의 리듬으로 세상을 받아들인다.방향 없는 여행, 그러나 감각은 또렷하다이 사람의 사주엔 火가 없다.즉, 의욕이나 추진력이 부족할 수 있다.목표는 희미하고, 뚜렷한 목적지를 세우는 일은 어렵다.그래서 이 여행자는 출발할 때도 망설인다.“어디 가야 하지?”“왜 가는 거지?”하지만 이 망설임 속에도 분명한 흐름이 있다.햇살이 좋..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어디로 갔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자유로웠는가

나무처럼 자유롭게, 불꽃처럼 창조적으로이 사주의 주인공은 겁재(劫財)라는 거대한 숲을 품고 있다.단단하고 뿌리 깊은 나무들이 어깨를 맞댄 듯,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간다.그러나 그 나무들은 한 방향으로 쏟아진다.바로, 상관(傷官)이라는 태양같은 빛을 향해.세상의 규칙에 순응하기보다,자신만의 리듬으로 세상을 다시 그려내려는 힘.상관은 그렇게, 겁재가 키워낸 자유를 타고새로운 세상,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자유를 만들어내는 여행이 사주의 주인공에게 패키지 여행은 없다.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찍는 사진도,누군가가 짜놓은 일정을 따라가는 여행도 존재하지 않는다.여행은 '나'로부터 시작된다.길 위의 그래피티를 찍고, 문득 떠오른 감정을 노트에 적고,골목의 빛을 쫓아 한 장의 사진으로 이야기를 새긴다...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자유를 계획하는, 자유롭지 못한 여행자

계산된 여정, 결과에 휘둘리는 여행자이 사주의 주인공은 정재(正財)라는 분명한 중심을 품고 있다.단단하고 명확하며, 신뢰를 중요시한다.모든 것은 예상 가능한 흐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시간, 돈, 감정까지도 정확히 분배하고 정리해야 안심이 된다.여행조차 삶의 연장선,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설계된다.하지만 문제는, 계획이 곧 목적이 되고,결과가 곧 감정이 되는 순간이다.정재의 여행은 ‘살아내는 과정’이 아니라‘검증받는 성과’로 변질되기 쉽다. 여행보다 중요한 것은 '틀'이 사주의 인물은 떠나는 순간에도 여행의 성과를 떠올린다.‘얼마나 알차게 보냈는지’, ‘예산은 넘지 않았는지’, ‘사진은 잘 나왔는지’그 모든 판단은 결과에 의해 정의된다.문제는 계획이 틀어졌을 때다.숙소 체크인이 지연되거나, 맛집이 문을 닫..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의무라는 틀 속의 여행자

고인 물처럼, 나보다 타인을 중심으로 흐르는 여행 이 사주는 물이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는 구조를 가진다.즉, 에너지의 흐름이 자유롭지 않고,자신의 욕망이나 감정보다는 주변 타인의 상황과 감정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여행을 떠나더라도 주체적인 선택보다는,늘 누군가를 따라가거나 배려해야 하는 상황이 앞선다.타인의 필요에 맞추고,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며,자신은 늘 그 틀 안에 존재하게 되는 흐름이다.흙(土)의 힘, '의무'라는 이름의 여정이 사주에서는 물을 막아버리는 땅(土)이 가장 강한 세력을 형성한다.이는 곧, 여행에서도 '의무감'이라는 강한 틀을 만들어낸다.“가족과 함께하니까 이 정도는 해야지.”“부모님이 원하시니까 가는 거야.”“회사에서 허락한 시간이니까, 시간에 맞춰야지.”이처럼 정관의 성향은 여..

도망치지 않고 부딪혔더니, 인도였다 (3편)

3편. Oh, my India - “도망치지 않고 부딪혔더니, 인도였다”드디어 인도에 도착했다.눈앞에 펼쳐진 건 혼돈, 낯섦, 그리고… 소똥.도망치려던 내가 처음으로 멈춘 땅.쉽게 도망칠 수도 없는 나라, 인도였다. “공항 바닥에 소똥이 있었다”밤늦게 도착한 뉴델리 공항.바닥에 누워 자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공항 한편엔 소똥이 널려 있었다.국제공항인데....거리를 나서자 차도 옆으로 코끼리가 지나가고,도로는 무질서 그 자체였다.나는 처음으로, 진짜 낯선 나라에 도착했다는 걸 실감했다. “오래 버티기 위해, 불편을 선택했다”첫날 숙소는 에어컨 없는 방.덥고 피곤했지만, 돈을 아끼려면 그게 최선이었다.더위에 잠은 잘 수 없었다.몸은 지쳤고, 땀은 말라붙었다.그런데 이상하게, 그 불편함이 여행 같았다. “그..

나를 단련하기 위해, 나는 더 낯선 곳으로 갔다 (2편)

2편. 도망치듯, 그러나 계속 걷는다 - “나를 단련하기 위해, 나는 더 낯선 곳으로 갔다”보라카이에서 혼자가 되었다.온통 커플뿐인 해변에서 나는 마치 혼자 남겨진 쌀자루 같았다.그렇게, 나는 다음 목적지를 찾았다.도피성 여행이 시작되었다. “혼자만의 여행은 낭만보다 현실”보라카이에서 일로일로로, 다시 마닐라로, 또 세부로.목적이 없었던 여행은, 목적 없는 하루들로 변해갔다.나는 내 삶의 리듬을 찾기보단, 그저 ‘새로운 장소’로 옮기는 것에만 몰두하고 있었다.심지어 일로일로에서는 내가 한국에서 하던 일을 그대로 반복하고 있었다.사진을 찍고, 노트북을 열고, 보고서를 쓰듯, 여행을 하고 있었다. "이런 사진들을 나는 왜 찍었을까?"그렇게, 나는 내 여행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세부에서의 잠깐의 안식” ..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틀 안에서 자유를 찾는 여행자

틀 안에서 자유를 찾는 여행자 의무가 이끄는 여행, 그러나 수동적이지 않다이 사주는 한눈에 보기에도 구조적이다.사회의 기준과 의무라는 기운이 강하게 흐르며, ‘나’를 둘러싸고 압박한다.전반적으로 ‘정해진 코스’에 몸을 싣는 여행이 반복되는 삶을 말해준다.패키지여행, 연수, 출장, 가족 모임…타인이 짠 계획 안에서 움직이는 일이 자연스럽고 익숙하다.그러나 이 사주는 단지 따르기만 하지 않는다.‘틀을 거부하지 않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 자기 것으로 만든다.’이해하고 받아들이는 힘이 강한 사주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마음속 여행자는, 틀 바깥을 꿈꾼다겉으로 보이는 이 여행자는 매우 사회적이다.“사람들과 어울려야 해.”“가치 있는 곳에 가야 해.”“시간은 허투루 쓰면 안 돼.”이런 생각이 습관처럼 앞설 수 있..

내가 나를 꺼내러 간 여행, 그 시작의 조각 (1편)

1편. 여행을 시작하기 전과 그 이후 - “내가 나를 꺼내러 간 여행, 그 시작의 조각” 스무 살의 나는 한참을 무너져 있었다.무언가를 끌어안기보다는, 내려놓고 싶었던 시기였다.그래서 떠났다. 어디라도 좋았다.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곳. - 내 삶은 두 갈래로 나뉜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과 그 이후로 - “그냥 해보고 싶어서 했다”2005년의 인천공항.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미쳤다”는 말이었다.하지만 나는 그 말이 좋았다.정답이 없다는 말 같아서, 틀려도 된다는 말 같아서.항공권은 직항이 아닌 홍콩 경유였다.처음으로 혼자 비행기를 타고, 처음으로 외국 땅을 밟았다.하늘 위에서 내려다본 낯선 풍경들이 마치 나를 바라보는 시선 같았다.어색하고, 두렵고, 그래서 더 설레는. “모든..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편인, 깊이와 취향, 나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여행자

편인 : 깊이와 취향, 나만의 세계에 몰입하는 여행자1. 편인은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 움직인다 편인은 정인처럼 받아들이고 배우는 힘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그 방향은 훨씬 개인적이고 독특하며, 선택적이다.정인이 다양한 분야를 두루두루 이해하려는 태도라면,편인은 특정 분야에 깊게 파고들며,자신이 끌리는 주제만 받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그래서 편인의 여행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으로 짜인 여행"이다.아무리 유명한 여행지라도 취향이 아니면 의미 없고,작고 한적한 공간이라도 내 취향이면 그곳이 천국이다.2. 편인의 여행은 ‘몰입과 집중’이다편인의 여행은 타인의 기준이나 인기보다는자신의 관심사와 연결된 세계를 좇아간다.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덕후는 일본 아키하바라 순례– 차(茶)를 좋아하면 중국 보이차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