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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Oh, my India - “도망치지 않고 부딪혔더니, 인도였다”
드디어 인도에 도착했다.
눈앞에 펼쳐진 건 혼돈, 낯섦, 그리고… 소똥.
도망치려던 내가 처음으로 멈춘 땅.
쉽게 도망칠 수도 없는 나라, 인도였다.
“공항 바닥에 소똥이 있었다”
밤늦게 도착한 뉴델리 공항.
바닥에 누워 자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공항 한편엔 소똥이 널려 있었다.
국제공항인데....
거리를 나서자 차도 옆으로 코끼리가 지나가고,
도로는 무질서 그 자체였다.
나는 처음으로, 진짜 낯선 나라에 도착했다는 걸 실감했다.
“오래 버티기 위해, 불편을 선택했다”
첫날 숙소는 에어컨 없는 방.
덥고 피곤했지만, 돈을 아끼려면 그게 최선이었다.
더위에 잠은 잘 수 없었다.
몸은 지쳤고, 땀은 말라붙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불편함이 여행 같았다.
“그림 같다는 말이 실감 난 곳, 심라”
북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뉴델리에서 심라까지 약 13시간 거리.
티켓팅 오피스에서 사진으로 본 큰 리무진 버스를 기대했는데…
나타난 건 12인승 낡은 승합차.
좌석은 딱딱했고, 도로는 험했다.
그 와중에 앞에 배낭을 놓고 엎드려 잠을 청하던 내 등이 무겁고 뜨거웠다.
일어나 보니 옆자리 인도인 아저씨가 내 등에 엎드려 있었다.
하지 말라 하고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얼마 후 다시 등이 무겁고 뜨거워졌다.
“Oh, my India.”
그 순간, 이 말이 입에서 절로 흘러나왔다.
“마날리로 가는 길 위에서, 내가 여행자라는 걸 실감하다”
심라에서 마날리까지 11시간.
잠들 수 없는 밤 이동의 연속.
배낭을 품에 안고, 등에는 인도 아저씨를 업고(?),
나는 진짜 ‘길 위’에 있었다.
그리고
“이 나라는 내가 상상하던 ‘이국적’이란 말로는 절대 표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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