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ategories(128)
-
맥주, 알콜홀릭 여행의 시작 — 보홀 알로나 비치 도착
신혼여행을 함께한 커플과 보홀 여행을 시작했다.가이드라는 이름으로 함께였지만, 사실 내겐 그저 또 하나의 멋진 여행이었다.출발은 김해공항.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언제나 설레고도 아련하다.비행기는 여전히 무섭고, 이륙할 때마다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스쳐간다.그런 생각은 오히려 내 삶을 더 감정적으로 만든다.죽음을 떠올릴 때 삶이 더욱 선명해진다더니, 진짜 그렇다. **보홀(Bohol)**은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에 속한 섬이다.세부(Cebu) 섬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다이빙과 스노클링, 고요한 자연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지역이다.보홀은 특히 세계적인 자연 유산인 초콜릿 힐(Chocolate Hills), 원시림, 타르시어 원숭이로 유명하다..
2025.04.01 -
불타는 하늘 아래에서, 오랜만의 풋살 한 판
오랜만에 친구들과 풋살을 했다.장소는 진주 종합운동장 풋살장.진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야간 조명도 좋아서 해 질 무렵까지 운동하기 딱 좋다.우리는 총 2시간을 예약했다.시간당 3만 원, 합쳐서 6만 원.이 정도면 가볍게 모임에서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는 금액이다.예약은 진주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 홈페이지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다.대여도 편했고, 시설도 깔끔했다.단체 모임, 동호회, 친구들 모임에 추천할 만한 장소다.그런데 정말 오랜만이었다.뛴다는 행위가.몸이 먼저 반응했다.운동화 끈을 조이고, 인조잔디 위를 달릴 때까진 몰랐다.내 다리 근육들이 이렇게 오래 쉬고 있었다는 걸.첫 터치에서부터 삐걱거렸다.패스를 하고 뛰는 사이, 다리 안쪽 깊숙한 곳이 슬슬 당기..
2025.03.31 -
진주 남강을 따라 걷고 뛰는 시간
어느 도시든 그곳을 상징하는 강이 있다.진주에선 단연 남강이다.그 곁을 걷고 뛰다 보면,강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가는 소리를 듣게 된다.나는 요즘 주 3회쯤,남강을 따라 달린다.늘 같은 루트인데도,늘 다른 풍경이다. 아침 햇살이 강물에 닿을 때조깅을 시작하는 건 보통 오전 중,햇살이 강 위에 내려앉는 시간이다.강을 끼고 천천히 달리다 보면,햇살이 나를 포근히 감싸 않아준다.강물은 잔잔하고,바람은 생각보다 부드럽다.귀엔 이어폰을 꽂지만,가끔은 아무 소리도 듣지 않고 달린다.그저 발아래에서작게 울려 퍼지는 내 발자국 소리만.천수교에서 김시민교까지내 루트는 천수교에서 김시민교까지,왕복 약 10km 정도 되는 거리다.오르막도 거의 없고,강변 산책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도, 달리기도 좋다.천수교를 지나며 가장 ..
2025.03.30 -
주말 오후, 반주 한잔과 함께하는 오죽골 감자탕 해장국
진주 에는 번잡하지 않지만 알차게 살아 숨 쉬는 식당들이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자리한 은 단골손님들 사이에서 조용히 사랑받는 집입니다.작년 새롭게 리노베이션을 마치고, 깔끔한 외관과 함께 으로 단장하였습니다. 이전에는 배달 주문도 가능했지만, 지금은 홀에 전념하시는라 배달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리노베이션 이후에는 대패 삼겹살 메뉴가 추가되어 감자탕이나 해장국 외에 고기류를 즐기려는 손님들도 자주 보입니다.이곳의 감자탕과 해장국은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고기로 주말 오후를 여유롭게 만들어줍니다.이 집은 해장국뿐만 아니라 감자탕, 뼈찜, 대패 삼겹살 등 고기를 베이스로 한 요리를 전문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자탕과 뼈찜은 인원수나 식사량에 따라 유연하게 메뉴를 선택할 수 있어 좋습니다.해장국도 두 ..
2025.03.29 -
엘니도 마지막 날, 잔치상 끝에 남겨진 허기
엘니도 마지막 날 - 잔치상 끝에 남겨진 허기'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있다.엘니도는 내게 그런 곳이었다.아름답기로 소문난 바다와 풍경, 수많은 여행자들이 들썩이는 열기 속에서 정작 내 여행자의 식탁은 텅 비어 있었다.마치 보기만 좋은 잔치상에 앉아 허기를 삼켜야 했던 기분. 유명 관광지답게 가격이 다소 높은 건 이해했다.하지만 타운 내 음식점 대부분은 기대를 채워주지 못했다.이곳저곳 다니며 늘 시켜 먹던 익숙한 메뉴들을 선택한 내 탓도 있지만,엘니도에서 먹은 음식은 그 익숙함조차 무색할 정도로 맛이 없었다.심지어 익히지 않은 고기가 서빙된 적도 있었다.말로만 BBQ인 그릴 포크는, 안쪽은 덜 익고 바깥은 타버린, 성의 없는 조리의 상징 같았다. 이곳 음식들은 대체로 서구식 입맛을 따라가려다..
2025.03.27 -
엘니도 – Island Hopping Tour A
오늘은 엘니도에서 아일랜드 호핑 투어 A 코스를 떠나는 날이다.투어를 예약할 때, 포트 바튼에서 구입한 ECO CARD는 엘니도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안내를 받고, 새로 구매해야 했다.약속된 시간인 8시 55분, 투어 예약 장소에 도착하니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투어비에 포함된 것인지, 아쿠아 슈즈를 무료로 대여한 후 보트까지 안내받았다.점심은 포함되어 있었지만, 카약 이용료는 별도였다.출발 – 아쉬운 동행보트에 올라 함께할 일행들을 기다리는데, 전부 백인 여행자들이었다.개인적으로 필리핀 여행객들과 동행하는 걸 선호하는데, 다소 아쉬웠다.총 10명의 투어 그룹 중 20대 초반의 호주인 4명이 있었는데,예상대로… 최악의 동행이었다.배에 타자마자 럼주 병을 꺼내더니 술판을 벌이기 시작했고,투어 내..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