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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겁재, 즉흥과 교류 그 사이를 걷는 여행자

겁재 : 즉흥과 교류, 그 사이를 걷는 여행자1. 바깥으로 향하는 리듬여행을 떠나는 겁재는 속도가 다르다.혼자보다는 여럿이 편하고, 움직임이 클수록 가슴이 뛴다.같이 떠나는 여행에서 기운을 얻고, 낯선 이들과의 대화에서 살아 있음을 느낀다.겁재(劫財)는 ‘같은 기운의 외부 확장’이다.내가 아닌 ‘다른 나’,경계를 넘는 사람,경험의 폭을 넓히는 관계에 끌린다.그래서 겁재의 여행은 관계와 변화를 향한다.고정된 루트보다 유연한 변동을 즐기고,혼자보단 함께,소음 속의 고독보단, 교감이 있는 활기를 택한다. 2. 겁재의 여행은 ‘교류와 자극’이다겁재 사주는 닫힌 여행을 답답해한다.기획된 패키지보다 즉석에서 만난 사람과의 소풍,꼼꼼한 여행보단 현지에서 일어난 우연의 연쇄에 반응한다.이들에게 여행은 자극의 전시장이다..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비견, 자기의 길을 걷는 여행자

비견 : 자기의 길을 걷는 여행자 1. ‘나답게’ 걷는다는 것여행을 떠날 때마다 반복되는 나만의 리듬이 있다.혼자가 편하고, 누군가의 속도에 나를 맞추는 일이 버겁다.계획보다 감각이 우선이고,정해진 루트보다 마음 가는 대로 길을 꺾는다.왜일까.이렇게 내 중심의 여행이 가장 편안한 이유는?사주를 들여다보며 실마리를 찾았다.이 사주에는 *비견(比肩)이라는 기운이 강하게 자리하고 있었다.비견은 ‘나와 같은 기운’.자기 자신과 가장 비슷한 존재를 바라보는 힘,그리고 타인을 통해 나를 재확인하려는 기질이다.그래서 비견의 사람은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이끄는 여행에 익숙하다.그 여정엔 타협이 없다.함께 가더라도, '코드가 맞는 사람'이 아니면 오래 함께할 수 없다. 2. 비견의 여행은 자기 확장이다비견을 중심에 둔..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시작하며

사주로 읽는 여행 스타일 - 시작하며1. 왜 이 글을 쓰게 되었는가여행을 하다 보면 문득,‘나는 왜 이렇게 다니지?’라는 질문이 떠오른다.혼자 걷는 걸 좋아하는 사람,미리 모든 걸 계획해야 안심이 되는 사람,즉흥적으로 길을 틀어도 즐거운 사람,반대로, 계획이 어긋나면 크게 힘들리는 사람도 있다.이건 단순히 성격이나 여행지의 문제가 아니다.나는 이것이 그 사람의 삶의 방식,그리고 타고난 기질,즉 사주팔자와 깊게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2.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다여행은 ‘비일상’이지만,그 안에는 내가 세상을 경험하고 해석하는 방식이 고스란히 담긴다.그래서 나는 말하고 싶다."여행은 나를 알아차리는 하나의 방식이다."누군가와 길게 여행을 하면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심지어 결혼 전 동행 여행을 ..

진주남강마라톤, 강바람을 따라 달리는 하루

평범하게 시작된 하루였지만, 아침 공기는 유독 맑고 생기가 넘쳤다.바로 오늘, 진주남강마라톤이 열리는 날의 긴장감 때문이다.달리기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건강을 위해, 살기 위해' 또 한 번 출발선에 선다.오늘 아침 진주의 봄은 남강을 따라 흐르는 물빛처럼 부드럽고 청명하다. 이른 아침, 강가까지 걷다 보니 산들산들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린다. 그 속에서 수백 명의 러너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었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와 속도로 오늘의 출발점에서 하루의 시작을 즐기고 있었다.남강을 품은 마라톤 코스, 그리고 나를 마주하는 시간진주남강마라톤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코스에 있다.남강을 따라 펼쳐지는 이 코스는 대부분 평지로 구성되어 있어 처음 마라톤에 도전하는 사람..

The Path on 2025 2025.04.09

시키호르 섬, 오토바이로 달리는 마법 같은 하루

시키호르(Siquijor)는 필리핀 중부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오랜 시간 ‘마녀의 섬’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하지만 내가 경험한 시키호르는 마법이라기보다 ‘치유’와 ‘고요’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렸다.그리고 무엇보다 이 섬을 가장 잘 누릴 수 있는 방법은, 단연 오토바이를 타고 느긋하게 달리는 것이다.처음 핸들을 잡고 섬을 달릴 때의 설렘은 지금도 또렷하다.예상보다 도로 상태는 좋았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언덕길 너머로 펼쳐지는 바다의 수평선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시키호르의 중심부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 인피니티 풀이 있는 고급 리조트들이 몇 군데 등장하는데,언덕 위에서 수평선과 수영장이 맞닿는 풍경은 그 자체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하루 종일 그곳에서 수영하며 여유를 즐기는 것도 참 좋았을 텐데..

The Path on 2024 2025.04.08

보홀에서 시키호르로 가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났다. 조식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시키호르로 향하는 10시 페리를 타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8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9시쯤 타그빌라란 항구에 도착했다. 리조트에서 택시를 불러주니 편했다.헤난 리조트에서는 디포짓을 현금이나 카드로 받는다. 나는 국제 체크카드를 썼는데, 환불받는 데 한 달 넘게 걸릴 수도 있다고 해서, 다음엔 현금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참고로 내 체크카드에서는 돈이 아예 빠져나가지 않아서 나중에 살짝 당황했었다. 또, 환전할 때는 100달러가 아니면 환율이 나쁘고, 조금이라도 구겨지면 아예 안 바꿔주려고 하니, 그런 지폐들은 디포짓 용도로 써두면 괜찮을 것 같다. 12GO라는 사이트에서 보홀 탁빌라란 → 시키호르 구간을 미리 예약해 두었다.보통은 오후에 ..

The Path on 2024 2025.04.07

보홀 - 파밀라칸 섬에서 거북이들과 함께 유영하다

필리핀의 바다를 찾는 여행자들에게 '아일랜드 호핑(Island Hopping)'은 빼놓을 수 없는 액티비티다. 보홀에서는 흔히 돌고래 관찰 후 발리카삭 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기고, 버진 아일랜드에서 사진을 찍는 코스가 유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 코스는 관광객이 많아 혼잡함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여행에서는 새로운 경험을 위해 파밀라칸 섬으로의 호핑 투어를 선택했다.파밀라칸 섬: 숨겨진 보석파밀라칸 섬은 보홀 인근의 작은 섬으로, 아직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이 섬은 맑은 바다와 풍부한 해양 생태계로 유명하며, 특히 돌고래 관찰과 스노클링 명소로 손꼽힌다. 섬 주변의 바다는 비교적 파도가 잔잔하고 투명도가 높아 다양한 해양 생물을 관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여정..

The Path on 2024 2025.04.03

물의 선율 위를 걷는 보홀에서의 첫날

아침 아홉 시, 아직 햇살은 날카롭지 않았고, 우리는 천천히 헤난 타왈라 리조트로 향했다.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작은 긴장과 설렘 속에서, 체크인을 위한 서류를 작성하고, 리조트에 짐을 맡긴다.정식 입실은 아직 멀었지만, 그마저도 기다림이 아니라 여유처럼 느껴지는 날이었다.헤난 타왈라 리조트 정보헤난 타왈라 리조트는 필리핀 보홀 팡라오 섬의 타왈라 지역에 위치한 5성급 리조트로, 2020년에 오픈하여 현대적이고 고급스러운 시설을 제공한다.리조트는 총 210개의 객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디럭스 룸, 디럭스 풀 액세스 룸, 프리미어 룸, 프리미어 풀 액세스 룸 등 다양한 유형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부대시설로는 리조트를 둘러싸는 여러 개의 수영장, 시그니처 풀 액세스 객실, 레스토랑, 풀사이드 바 등이 ..

The Path on 2024 2025.04.02

맥주, 알콜홀릭 여행의 시작 — 보홀 알로나 비치 도착

신혼여행을 함께한 커플과 보홀 여행을 시작했다.가이드라는 이름으로 함께였지만, 사실 내겐 그저 또 하나의 멋진 여행이었다.출발은 김해공항.비행기를 타기 전, 공항에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언제나 설레고도 아련하다.비행기는 여전히 무섭고, 이륙할 때마다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스쳐간다.그런 생각은 오히려 내 삶을 더 감정적으로 만든다.죽음을 떠올릴 때 삶이 더욱 선명해진다더니, 진짜 그렇다.  **보홀(Bohol)**은 필리핀 중부 비사야 제도에 속한 섬이다.세부(Cebu) 섬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다이빙과 스노클링, 고요한 자연을 원하는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지역이다.보홀은 특히 세계적인 자연 유산인 초콜릿 힐(Chocolate Hills), 원시림, 타르시어 원숭이로 유명하다..

The Path on 2024 2025.04.01

불타는 하늘 아래에서, 오랜만의 풋살 한 판

오랜만에 친구들과 풋살을 했다.장소는 진주 종합운동장 풋살장.진주 시민이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야간 조명도 좋아서 해 질 무렵까지 운동하기 딱 좋다.우리는 총 2시간을 예약했다.시간당 3만 원, 합쳐서 6만 원.이 정도면 가볍게 모임에서 부담 없이 나눌 수 있는 금액이다.예약은 진주시체육시설관리사무소 홈페이지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다.대여도 편했고, 시설도 깔끔했다.단체 모임, 동호회, 친구들 모임에 추천할 만한 장소다.그런데 정말 오랜만이었다.뛴다는 행위가.몸이 먼저 반응했다.운동화 끈을 조이고, 인조잔디 위를 달릴 때까진 몰랐다.내 다리 근육들이 이렇게 오래 쉬고 있었다는 걸.첫 터치에서부터 삐걱거렸다.패스를 하고 뛰는 사이, 다리 안쪽 깊숙한 곳이 슬슬 당기..

The Path on 2025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