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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변무(辯無) – ‘없음’을 변론하다

삶을 즐기려면 철학적 사유가 필요합니다.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사고는 삶을 놀이터로 만들어 줍니다. - 나의 생각이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이분법’ 속에서 사고합니다. 있는 것(有)과 없는 것(無), 옳고 그름, 참과 거짓 같은 개념들은 마치 당연한 진리처럼 여겨집니다. 그러나 장자는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를 깨고, **‘무(無)’란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논증하는 과정을 **‘변무(辯無)’**라 불렀습니다.장자의 변무는 단순히 **‘없는 것에 대한 변론’**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생각하는 ‘없음’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개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철학적 시도였습니다.1. 장자는 왜 ‘무’를 변론했을까?장자가 활동했던 시..

삶을 여행처럼 2025.03.09

손님이 오면 꼭 가는 곳, '딱한잔'

불경기의 그늘 속, 작은 위로 한 잔요즘 들어 경제가 얼어붙은 듯하다. 지갑을 여는 것이 조심스러워지고, "술 한잔할까?"라는 말조차 쉽게 나오지 않는다. 자연스레 가성비 좋은 곳을 찾게 되고, 그런 와중에도 편하게 갈 수 있는 단골집이 하나 있다. 바로 진주 이현동의 작은 술집, **'딱한잔'**이다.소박한 공간에서 느끼는 따뜻함이곳은 테이블이 다섯 개밖에 없는 작은 술집이다.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아늑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익숙한 공간이 반겨준다. 한 번씩 내 나이 40대가 즐겨 듣는 노래도 흘러나온다. 벽에는 단골손님들이 남긴 흔적들이 보이고, 사장님의 반가운 인사가 따뜻하게 들려온다. 가끔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하는 아쉬운 순간도 있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

거제 낚시 여행 – 거제 리브하임 스파펜션에서의 휴식

서울에서 온 손님과 낚시 계획서울에서 손님이 내려왔다. 그는 낚시를 무척 좋아하는 열정적인 낚시꾼이라, 도심이 아닌 바다로 떠나 함께 낚시를 하기로 했다.장소는 거제도. 이곳은 아름다운 해안선과 풍부한 어종으로 유명한 낚시 명소다. 그리고 이번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숙소로 리브하임 스파펜션(Rivheim Spa Pension)을 선택했다.서울에서 온 손님이 이곳을 예약한 이유는 단순했다. 펜션 사장님이 낚시를 무척 좋아하셔서, 직접 손님들과 낚시를 함께 다니시기 때문이었다. 현지인이 안내하는 낚시라면 더욱 기대가 된다.진주에서 거제로 – 아름다운 해안길을 따라이른 아침, 낚시 장비를 챙겨 차에 올랐다. 진주에서 거제까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드라이브하며 해안선을 따라 달리며..

여행의 조각들 2025.03.07

한산도,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섬

한산도는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에 위치한 섬으로, 면적은 약 14.72㎢이며,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을 이끈 역사적인 장소로도 유명하다. 오늘은 한산도의 역사적 의미와 함께 자연경관, 방문 정보 등을 자세히 살펴보자.한산도의 역사적 의의한산도는 조선시대 해군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특히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 앞바다에서 일본 수군을 대파한 '한산대첩'이 일어난 곳이다. 이 전투에서 이순신 장군은 학익진(鶴翼陣) 전술을 사용하여 왜군의 함대를 포위하고 섬멸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남해의 제해권을 장악하는 결정적인 승리로, 조선 수군이 왜군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전세를 역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이후 이순신 장군은 한산도에 삼도수군통제..

여행의 조각들 2025.03.06

짧은 대만 여행 마지막 – 화롄

기차를 타고 화롄으로, 설렘과 모르는 아쉬움지우펀에서 화롄으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탔다.고속철이 아닌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기차를 선택했기에 약 30분이 더 소요되어 총 2시간이 걸렸다.그 대신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특별했다.왼쪽 창가에는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고, 오른쪽 창가로는 타이루거 협곡의 웅장한 모습이 보였다.화롄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커지는 타이루거의 풍경. 빨리 그 안으로 들어가 보고 싶어졌다.이때는 알지 못했다.이 풍경이 나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줄은.화롄 도착, 그리고 작은 후회오후 1시쯤 화롄역에 도착해 미리 예약해 둔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숙소는 기차역과 가까운 곳에 있어 이동이 편리했다.체크인하는 동안 직원이 남은 오후 시간을 활용해 타이루거를 다녀오라고 추천했다.하지만..

여행의 조각들 2025.03.06

대만 여행 세 번째 – 지우펀과 핑시선

지우펀으로 가는 길, 기대와 현실타이베이 시내에서 지우펀으로 이동해 핑시선을 타고, 저녁에는 지우펀의 야경을 감상할 계획이었다.아침 일찍 배낭을 챙기고 MRT와 버스를 갈아타며 약 2시간 만에 지우펀에 도착했다. 미리 예약한 숙소에 체크인하고 보니, 전망 좋은 테라스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지우펀은 산 위에 자리 잡은 작은 마을로,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홍등가의 배경이 된 곳으로 유명하다.…하지만, 애초에 기대하지 말았어야 했다. 만화와 현실은 달랐다.핑시선, 기차를 타고 느리게 여행하기숙소에 배낭을 풀고 서둘러 버스를 타고 루이팡 역으로 내려왔다. (약 15분 소요)핑시선은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데이 패스(현재 80NTD)를 구매하면 여러 역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역에..

여행의 조각들 2025.03.06

문경, 길 위에서 시간을 마주하다

바람이 쉬어가는 길, 문경문경(聞慶).이름부터가 **‘경사를 듣는다’**는 의미를 가진 도시다. 하지만 이곳에 오면 소리보다 침묵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바람은 산을 타고 흐르며 속삭이고, 새재를 오르는 길 위에는 지나온 시간의 발자국이 고요하게 남아 있다.문경을 여행한다는 건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길을 걷는다’는 행위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것.시간이 겹겹이 쌓인 도시를 걸으며, 우리가 잊고 있던 느린 삶의 방식을 되찾는 경험이다.🚶 1. 문경의 길은 시간을 기억한다문경을 대표하는 문경새재는 단순한 옛길이 아니다.이 길은 조선 시대, 한양으로 과거(科擧)를 보러 가던 선비들의 희망과 불안이 뒤섞인 길이었다.꿈을 안고 떠난 이들도 있었고, 낙방의 아픔을 안고 돌아온 이들도 있었다.📍 문경새재를 제대로 느..

여행의 조각들 2025.03.05

대만 북부 해안 여행 – 예류 지질공원 & 단수이 루트

예류로 가는 길 – 타이페이의 바쁜 아침오늘은 타이페이 시내에서 예류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결정했다.아침부터 MRT(지하철)를 타고 예류행 버스가 정차하는 역에서 하차한 후,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갔다.그런데… 대만도 한국만큼이나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빠른 걸음, 분주한 표정… 마치 서울의 아침 출근길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사실 생각해보면, 대도시는 어디든 비슷한 것 같다. 여유 없이 바쁜 사람들만의 리그랄까?예류행 버스 탑승 – 독특한 승차 시스템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이미 몇몇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토요일이고 날씨까지 화창하니, 오늘 예류에는 사람들이 엄청 많을 것 같았다.드디어 예류행 버스가 도착했는데… 빈 좌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두 명, 혹은 한 팀씩만 태우고 출발..

여행의 조각들 2025.03.04

대만 자유여행 – 타오위안 공항, 게스트하우스, 통화 야시장까지

늦은 밤, 타오위안 공항 도착과 게스트하우스 체크인밤 10시경,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했다. 미리 예약한 게스트하우스는 류장리(劉長里)역 근처의 ‘로맨틱타이완’ 분점. 더블룸 기준으로 한국 돈 약 58,000원에 예약해둔 곳이다.대만의 공항 버스 시스템은 워낙 잘 갖춰져 있어 이동이 수월했다. 덕분에 공항에서 류장리역까지 큰 어려움 없이 도착. 버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옆자리 홍콩 20대 커플의 끊임없는 키스… 부럽다?비대면 체크인, 로맨틱타이완 게스트하우스이곳은 체크인 데스크가 따로 없다. 대문 열쇠와 전자식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미리 안내받아 직접 출입하는 방식이다. 한국인 주인장이 카카오톡으로 자세한 안내를 보내줘 어렵지 않게 입실할 수 있었다.첫날 저녁은 간단하게 맞은편 세븐일레븐에서 맥주 몇..

여행의 조각들 2025.03.04

3.1운동 기념 건강 걷기 대회 in 진주

'3.1절, 진주에서 차가운 바람 속을 걸으며진주의 3월 첫날, 겨울의 그림자가 아직 남아 있는 아침 공기를 가르며 걷기 대회에 참가했다.서경방송에서 주최한 3.1운동 기념 건강 걷기 대회.역사의 숨결이 서린 이 길을 걸으며, 한 세기 전 이 땅을 울렸던 함성과 발걸음을 떠올려 보는 시간이라고 하였다. 사전에 신청을 마쳤고, 당일 아침 9시부터 현장 접수가 시작되었다.기분 좋게 일어나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지만, 입춘이 한참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은 여전히 매서웠다.봄이 가까워졌다고 방심한 탓에, 차가운 바람이 스며드는 옷 사이로 온몸이 움츠러들었다.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가 옷을 한 겹 더 껴입고 현장으로 향했다.  이미 행사장에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9시 5분 전쯤 도착했지만, 예상보다..